요즘 들어 하루가 부쩍 길어졌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층 길어진 낮의 길이가 보이더라고요.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는 하늘 덕분에 퇴근 후 저녁 시간을 조금 더 여유롭게 보낼 수 있게 된 것이 비결 아닌 비결이랄까요. 내일은 한층 길어진 낮의 길이를 보다 확연히 실감할 수 있는 여름 절기'하지(夏至)'입니다. 하지란 어떤 날인지 조금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하지의 뜻과 의미
망종과 소서 사이에 드는 하지는 24절기 가운데 열 번째에 해당되는 절기입니다. 음력으로는 오월 중기, 양력으로는 대개 6월 22일 무렵에 해당돼요. 여름 하(夏) + 이룰지(至). 하지는 그 뜻풀이에서도 알 수 있듯 '여름에 이르는 절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천문학적으로 하지는 일 년 중 태양의 적위가 가장 커지는 시기를 말합니다. 태양이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게 되는 것을 '하지점'이라고 부르는데. 이날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 고도가 가장 높아지게 됩니다. 보다 쉽게 설명하면 하지는 북반구를 기준으로 1년 중 태양이 가장 높게 뜨는 날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태양이 가장 높게 뜨는 만큼, 이날 낮의 길이는 길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하지를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동지에 가장 길었던 밤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해 하지점에 이르러 가장 길어지는데, 하짓날의 낮 시간은 일 년 중 가장 길어져 무려 14시간 35분이나 됩니다. 반대로 남반구는 하지에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태양의 남중 고도가 가장 낮은 날입니다.
하지 이후의 날씨 변화
일사 시간과 일사량이 가장 많은 하지가 지나고 나면 날씨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찾아옵니다. 이 날은 일 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북반구의 지표면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게 되는데요. 지표면에 태양열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하지 이후로는 기온이 점차 상승하고, 날씨가 몹시 더워지게 됩니다. 하지 이후 비로소 뜨거운 여름이 찾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여름이 온다는 하지의 의미와 날씨가 꼭 맞죠? 하지 즈음에는 장마가 시작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옛 속담에는 이 시기에 비가 많이 내리는 것을 빗대어 "하지가 지나면 구름 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으로 표현하곤 했어요. 우리나라는 주로 여름 장마철에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데, 과거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마을에서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내며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의식도 치러졌습니다.
하지에 하는 일
하지에는 이모작을 위한 모심기가 이루어졌습니다. 남부 지역에서는 하지 '전삼일, 후삼일'이라고 하여 하지 전후를 모심기의 적기로 여겼는데요. 하지가 지나면 모심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서둘러 모내기를 마쳤다고 해요. 하지를 전후로 심은 모들의 생육이 눈에 띄게 다르다는 의미에서 "하지가 지나면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하지와 관련된 재미있는 속담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하지가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산다"라는 말인데요. 하지가 지나면 농부들이 논에 물을 대느라 매우 분주한 모습임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해요. 농촌에서는 음력 5월에 드는 하지에는 대개 모심기를 끝내는데, 이후 논이 마르지 않게 물을 대주어야 모가 잘 자라기 때문에 농부들이 발을 벗고 살아야 할 만큼 바빠진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논에 물 대기는 그해 농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농부가 물꼬에 발을 담그고 사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하네요. "논농사는 물농사, 논에는 물이 장수"라는 속담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장마와 가뭄 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하지에는 이 외에도 해야 할 일이 많았는데요. 농가에서는 추수 때에 버금갈 정도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메밀 파종, 누에 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마늘 수확 및 건조, 보리 수확 및 타작, 모내기, 그루갈이용 늦콩 심기, 병충해 방재 등이 모두 하지에 하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에 즐겨 먹는 음식 : 하지 감자
슬슬 더워지는 날씨에 입맛을 잃기 쉬운 하지! 이맘때는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을까요. 하지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6월의 제철 식품이기도 한 '감자'가 있습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하지는 감자의 첫 수확 시기이기도 한데요. 제철을 맞은 감자의 맛이 가장 좋을 때라고 합니다. 이맘때 먹는 감자를 바로 하지감자라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편 감자의 고장인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는 하지 무렵 감자를 캐어 밥에다가 넣어 먹었는데요. 감자를 하나라도 넣어 먹어야 그 햇감자가 잘 열린다고 믿었습니다. 감자는 열을 식혀주는 성질이 있어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 중 하나라고 하니 여름철 가까이 두고 자주 섭취하시면 건강에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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