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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춘분과 춘분점의 뜻과 풍습

by 불기둥스탁 2022. 3. 4.

계절의 흐름을 가장 쉽게 실감하는 방법은 아마도 기온일텐데요. 기온만큼 중요하고 쉽게 계절을 느낄 수 있는게 바로 태양의 길이입니다. 이를 '절기'라고도 부르는데요. 절기는 태양의 위치를 15˚ 간격으로 나누어 24개의 지점을 설정한 것으로, 과거 계절을 구분하거나 농사를 지을 때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오늘날 역시 마찬가지죠. 그중에서도 춘분은 태양이 정확히 0˚에 다다르는 날로 24절기 가운데서도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되는 날인데요. 이번에는 춘분은 의미를 갖고 있으며 어떤 풍습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춘분과 춘분점의 뜻
  2. 춘분의 날씨
  3. 춘분의 풍습

밭_농사
춘분의 풍습

 

1. 춘분과 춘분점의 뜻

봄을 나눈다'는 뜻을 지닌 춘분은 24절기 중 4번째 절기에 해당됩니다. 천문학적으로 춘분은 태양이 적도의 남쪽에서 북쪽을 통과하는 때를 말하며, 바로 이 지점을 바로 '춘분점'이라고 합니다. 이날 태양이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기 때문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빛의 굴절 현상 때문에 밤에 비해 낮의 길이가 약간 더 길다고 합니다.

앞서 절기는 태양의 위치를 15˚ 간격으로 나누어 정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태양이 0˚의 위치에 있을 때가 바로 춘분이며, 90˚에 있으면 하지, 180˚ 일 때는 추분, 270˚일 때에는 동지가 됩니다.

 

2. 춘분의 날씨

태양이 춘분점을 지나는 날은 대개 321일 무렵입니다. 올해는 이보다 빠른 320일에 춘분이 찾아왔어요! 이날을 기점으로 북반구는 밤보다 낮의 길이가 점차 길어지고, 기온도 상승하며 계절이 변화하게 되는데요. 우리나라도 춘분 이후 완연한 봄이 찾아오며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게 됩니다. 진정한 봄의 시작은 바로 춘분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때때로 우리나라에서는 이 무렵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하는데요. 이맘때의 강력한 꽃샘추위를 두고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이월(음력) 바람에 검은 쇠뿔이 오그라진다.”, “정이월에 대독 터진다.”라는 속담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3. 춘분의 풍습

사한제 지내기

얼음이 매우 귀했던 과거에는 얼음을 잘 보관하기 위해서 입춘과 춘분에 제사(사한제)를 지냈습니다. 사한단에서 추위와 북방의 신인 현명씨에게 지내는 제사라고 하여 이를 '사한제'라고 합니다. 사한제는 얼음을 보관하는 창고인 '빙고'에 얼음을 저장하거나 꺼낼 때 모두 지냈는데요. 음력 12월에 얼음을 떠 빙고에 넣어둘 때에는 '장빙제'를 지냈고요. 춘분날 빙고에서 얼음을 꺼낼 때에는 '개빙제'를 지냈습니다. 또 얼음이 얼지 않을 때에는 '기한제''동빙제'를 지내며 날씨가 추워 얼음이 얼기를 기원했어요. 이 같은 사한제 풍습은 고려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쭉 이어져 왔습니다.

춘경(밭 갈기)

기온이 차츰 오르며 점점 완연한 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춘분은 농사일을 하기 적합한 시기입니다. 특히 이맘때에는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풀리기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농가에서는 논밭에 비료를 뿌리고, 물꼬를 손질하는 등 한 해 농사의 시작을 맞이하는 '춘경' 작업을 하느라 바쁜 시기를 보냈습니다. 봄보리를 갈거나 집의 담을 고치는 일도 춘분에 하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나이떡(머슴떡) 먹기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춘분에는 정월대보름에 세워두었던 볏가릿대를 다시 내린 후, 그 속에 담아두었던 곡식을 이용해 송편과 비슷한 모양의 '나이떡'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아이들은 작게 빚고, 어른들은 크게 빚어 각각 자신의 나이만큼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또한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는 춘분에는 마을의 머슴을 모아 일 년 농사가 잘 되길 기원하며 떡을 함께 나누어 먹었는데, 때문에 이를 '머슴떡'이라고도 부릅니다.

날씨점(구름점) 보기

절기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날씨점 보기입니다. 농사에 매우 중요한 기점이 되었기 때문에 어느 절기이던 날씨점을 보며 그 해 농사의 풍흉과 수한을 점쳤답니다. 보통은 날씨가 좋아야 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하지만 춘분에는 날이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다고 믿었기 때문에 날이 어두워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여겼습니다.

한편 이날 해가 뜰 때 정동쪽에 푸른 구름의 기운이 있으면 보리농사에 적당해 보리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이날 동풍이 불면 보리값이 내리고 보리 풍년이 들고, 서풍이 불면 보리가 귀하며, 북풍이 불면 쌀이 귀하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구름의 색으로도 농사의 미래를 점치기도 했는데요. 구름의 기운이 청()색이면 충해, ()이면 가뭄, ()이면 수해, ()이면 풍년이 든다고 생각했습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절기 춘분! 진정한 봄의 시작은 비로소 춘분부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만물에 활력이 넘치는 봄을 맞아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유난히 길었던 겨울을 이겨내고, 활짝 피어오르는 새 계절을 만끽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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